헤어지고 싶은데, 또 왜 자꾸 헤어지지 못할까? 사실, 이건 그냥 '귀찮고, 익숙하고, 확신이 없어서' 미루는 것일 때가 많다. 겉으로는 오래 만난 사람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데도 이별을 결심할 수 없는 이유는, 사실 회피형의 특성에서 나온다. 감정에 빠지는 걸 싫어하면서도, 동시에 외로움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애 중에는 반쯤 도망가고, 결국 이별을 맞이할 때도 발을 빼지 못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럼, 왜 회피형은 이렇게 이별을 쉽게 결단하지 못할까?
익숙함에 길들여진다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되는 것, 그게 뭐라고 부담스럽고 귀찮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너무 가까워지면 밀어내고, 또 너무 멀어지면 다시 가까이 끌어당기고... 이게 반복된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반복되는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다시 만들어가는 게 너무 피곤해서, 설렘은 없어도 익숙한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마음이 크다.
"내가 이 사람을 진짜 좋아하는 걸까?"
수없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봐도, 결국 답을 못 내린 채 머물러 버린다.
이별이 귀찮다
연애보다 더 힘든 게 이별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정리하고, 대화를 나누고, 무거운 분위기를 견디는 게 너무 피곤하다. 회피형에게 이별은 감정을 직면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벅차고, 그래서 그 모든 과정을 미루게 된다.
"나중에 하지 뭐." 이런 생각으로 계속 미루고, 결국 마음은 떠났지만 관계는 애매하게 남아버린다.
외로움은 싫다
혼자 있는 건 편한데, 완전히 혼자 되는 건 싫다. 회피형은 분명히 혼자 있고 싶어 하지만, 또 필요할 때 기댈 사람이 필요하다. 헤어지면 자유로워질 것 같지만, 막상 아무도 없을까 봐 불안해진다. 그래서 이 결정도 미루게 되고, 관계는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가 된다.
상대가 먼저 떠나길 바란다
갈등을 피하고 싶은 회피형은 이별도 직접 말하기보다는 상대가 먼저 떠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무심한 태도를 보이고, 연락을 줄이면서 마음속으로는 상대가 알아서 포기해주기를 기대한다.
"내가 말 안 해도, 알아서 포기하겠지."
하지만 상대가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지쳐서 어정쩡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내 감정을 나도 모른다
회피형은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래서 연애 중에도, 이별을 앞두고도 내가 진짜 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단지 익숙함 때문인지 헷갈린다.
"헤어지면 후회할까??
이 아쉬움이 진짜 감정인지, 그저 익숙함에서 오는 것인지도 헷갈린다. 감정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계속 머뭇거리게 되면, 결국 이별을 미루게 된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이건 완전한 끝이 아니야."
회피형은 이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언젠가 다시 연락하면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착각한다. 심지어 상대가 다른 사람을 만나도, "결국 나한테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미련을 남긴다.
이렇게 미련을 남기다 보니, 이별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결국, 헤어짐은 결단이 필요하다
결국, 헤어짐은 결단이 필요하다. 회피형은 연애와 이별에서 감정을 피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감정은 점점 더 꼬이고 복잡해진다. 익숙함 때문에 머무르고, 귀찮아서 미루고,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지고, 상대가 먼저 떠나길 바라고, 내 감정을 모르겠고, 언제든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착각하면서... 이렇게 계속 반복되는 상황에서 결국, 진짜 이별은 더 힘들어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감정을 마주하고, 결단을 내리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날 수도 있다. 그 결단이 꼭 '이별'이 아니어도, 결국 내가 감정을 마주하고 내린 결정이 중요한 것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삶에서 반복되는 '결정의 순간'일지도 모르겠다.